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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편집국장 칼럼
분류없음 | 2008/02/26 13:48
자동 망각장치가 뒤틀리면
[23호] 2008년 02월 18일 (월) 16:32:57문정우 편집국장 mjw21@sisain.co.kr
2차 대전에 참전했던 일본군 병사 중에는 만주를 거쳐 시베리아에 주둔하다가 패전 후 소련에 억류돼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은 이들이 많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들의 머리 속에는 열악한 수용소에서 겪었던 배고픔과 추위, 그리고 죽어가던 전우에 대한 아픈 기억만 가득하다고 한다. 그들이 중국 난징 침략 전쟁에 참여해 저질렀던 잔인한 대량 살육과 강간에 대해서는 대부분 잊은 것이다.

한국전쟁 참전자 가운데서도 최전선에서 백병전까지 불사했던 보병 출신은 좀처럼 그때 얘기를 입에 담으려 하지 않는다. 더구나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서 입을 떼려는 이는 거의 없다. 거제도에 수용돼 밤마다 좌우익으로 갈려 서로의 목숨을 노렸던 끔찍한 ‘살인의 추억’을 안고 있는, 이른바 반공 포로 출신도 꿈에라도 그때 얘기를 입에 올리기 싫어한다. 그것은 베트남 전쟁 참전자나 광주항쟁 때 투입됐던 공수부대 출신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작고한 일본의 동시통역사이자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 씨의 통찰은 뛰어난 데가 있다. 그녀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자기에게 불쾌한 기억을 지워버리려는, 나아가 그런 일은 아예 없었다는 듯 여기려는 ‘자동 망각장치’가 장착돼 있다. 자기 보호 본능이자 생존 본능이다.

따지고 보면 태안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터졌을 때 방재 당국이 죽어라 유화제를 뿌려댔던 것도 자동 망각장치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유화제는 기름의 독성을 제거하지 못하고 다만 눈앞에서 없애줄 뿐이다. 도리어 기름을 물과 섞어 바닥에 가라앉힘으로써 해저 생물과 미생물의 숨통을 끊어놓는 2차 오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유화제를 뿌려대는 행위는 재난의 책임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당국의 안간힘일 따름이다.

숭례문이 불탔을 때도 자동 망각장치는 신속하게 작동했다. 당국이 흉물이 돼버린 숭례문 주변에 15m 높이의 차단막을 설치한 것이 좋은 예다. 작업 중 사람이 다칠 염려가 있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불편한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서울시장 시절 숭례문을 대책 없이 일반에 공개한 책임이 있는 이명박 당선자가 불쑥 국민성금 얘기를 꺼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순간 이번 일이 누군가의 책임을 딱히 묻기 힘든, 천재지변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공적인 분야에서 자동 망각장치가 극성을 떨면 볼썽사납게 망가지기 십상이다. 아시아 처녀 수십만 명을 끌어다가 성노리개로 삼았던 일은 깡그리 부인하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에만 눈에 쌍심지를 켜는 일본 우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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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연전 므라즈의 일기
분류없음 | 2008/01/25 14:47
07.28.2006
The highlight of my Korea.

(※공연 전에 쓴 일기입니다-역자 주)


내 지리 실력은 최고입니다. 난 고등학교 때 지리 과목을 두 번 수강했습니다. 9학년 때 처음으로 지리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새로 다니기 시작한 고등학교의 귀여운 여자애들과 시시덕거리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었죠. 이때까지 아버지께 낙제 사실을 알려드린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학년이 되자, 졸업하기 위해 지리 과목을 다시 들어야했습니다. 나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때와는 다른 학생이 되어있었으니까요. 이제 난 지리 과목을 수강하는 다른 학생들보다 4살이나 많았고, 그건 굉장한 일이었습니다. 그 해에 난 올 A를 받았어요. 그 무렵, 나는 색연필로 칠해진 이 세계를 발로 누비며 살게 될거라고 생각했죠. 각 나라들의 지도를 그리는 것은 지리 과목의 하이라이트였어요.

난 아직도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있습니다. 난 이 나라가 핵무기로 무장하고, 여전히 고급 식당에서 개고기를 대접하는 곳인지 궁금합니다. 서울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국제적인 음악 축제가 열리고 나면, 우리는 이 나라가 핵무기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어쨌든 그렇길 바랍니다. 난 뉴스의 내용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더이상 무엇을 믿어야 할지 그리고 무엇이 사실인지(factly) 잘 모르겠습니다. 마치 내가 factly라는 단어가 실재하는 단어인지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요. 난 한국과 일본을 가르는 하나의 바다가 각자의 나라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 바다를 동해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일본은 그 바다를 일본해라고 주장하죠.

나는 사회 안에서, 그리고 내가 여행하는 곳을 위해, 나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세계를 힘들게 떠맡으려는 정부에 투표하지도 않고 지지하지도 않지요. 그런 것들은 나와 잘 어울리는 행동입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이 세상을 붕괴시킵니다. 나는 집에서 열심히 쓰레기 재활용을 합니다. 전자레인지도 없고, 세탁물은 밖에서 자연건조시키고, 채소는 직접 길러서 먹습니다. 내 목표는 가까운 미래에 완벽한 자급자족을 실현하고, 장날이 되면 두유나 rolling paper(※cigarette paper라고도 하죠-역자 주) 등을 서로 교환하는 생활입니다. 나의 집은 안전한 휴식처입니다. 단지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종의 생물을 없애버리거나 모든 것을 통치하려고 하는 인간들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지구상의 특별한 장소입니다. 나의 집은 자주독립지역입니다. 그리고 나는 떠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건 별 것 아닌 계획때문이겠죠... Dear Ambien, 나를 구름 위에서 나의 성으로 떨어뜨려주지 않겠어요?

나중에, 내 형으로부터 물려받은 바지로 텐트를 치는 부끄러운 일을 겪을만할 정도가 된 후,

길 위에서 보낸 4년 그리고 나는 여전히 그게 왜 나여야만 하는지 자문하고 있습니다. 나는 새벽 5시 17분에 한국에서 아침을 맞았습니다. 나는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떤 사람, 그 어떤 밴드가 그래야 하듯,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이번주와 다음주, 북한과는 전혀 다른 장소인 여기 대한민국은 비가 오는 시즌(※장마철)입니다. (그것 보세요. 배운 게 있다니까요.)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마치 이 기후가 자신들의 잘못인 양 사과를 합니다. 사실 나는 이곳의 짧은 몬순 기후를 경험하게 되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곳의 일년 중 나머지 기후가 아름답다면, 난 이곳의 off-season을 보게된 셈이니 운이 좋은 거죠. 새벽까지 깨어있었던 덕분에, 초저녁같은 푸른색의 하늘이 새로운 날의 회색빛으로 변해가고, 구름이 산에 깃드는 장면을 볼 수 있었던 것도 행운입니다. 마치 담요를 자연스럽게 머리맡까지 올리고 내게 잠자리에 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요 몇년 이후에도 계속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운이 좋은 거죠. 오래사귄 친밀한 사람들과 마법같은 새로운 여행을 하게 될 테니까요. Dear Adelaide, 결국은 당신과 만나게 될 거라는 사실이 정말 낭만적이지 않아요? 내가 마을을 방문한다면, 멋진 춤을 추지 않겠어요?

나는 예전과 그다지 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얼마전에 담배를 끊었다는 것과 지금은 노래를 부르고 냄새가 좋아졌다는 것만 빼고는요. 그래요, 어쩌면 난 예전보다 요가를 더 많이 하는 건지도 모르죠. 스스로에게 비즈니스 티켓을 사줄 수도 있고요. 그리고 난 전세계의 여자친구들에게 좀 더 정직해졌어요. 하지만 그건 단지 성장이나 소유를 의미할 뿐이예요. 예전과는 다른 종류의 학교에서 지리를 배우고 있는, 나는 그때처럼 여전히 빼빼마른 바보랍니다.

곧 엽서 한 장 보낼께요. 약속해요.



누가 친절히 번역도 해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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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를 위한 변명
분류없음 | 2007/12/27 14:01

주변에서 오마이뉴스가 영어 기사 캠프를 한다는 것에 화가난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이것과 관련하여 짧게 이야기를 좀 하자면...

우선 사상의 도식적 구도에서 탈피해야할 필요가 있다.

좌파 혹은 신자유주의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이런 식의 교육프로그램을 하지 않는 게 옳은 걸까?
일종의 '영어'하면 모두다 신자유주의로 몰고가는 것 또한 굉장한 파시즘? 정도가 될 수 있다.
정말로 영어를 공부하고 싶고 영어 공부가 즐거운 사람들에게도 너희는 신자유주의다라는 식으로 혐의를 보내고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정말로 잘 가르칠 수 있는가'에 두어야지 그 자체에 두고서 기존의 편견들로 기준을 두고 비판하면 문제가 있다. 이것은 결국 영어로 기사를 쓰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다 나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대답을 아무 것도 할 수 없게된다. 얼마나 영어로 기사 쓰는 것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좀더 살펴 본 후에 비판을 해도 충분한 게 바로 여기에 있다.

참고로 지난 1년 동안 나는 한국의 각종 분야의 뉴스를 영어로 번역해서 올리는 프로젝트에서 사회분야 뉴스들을 선정하는 일을 하였었다. 그 프로젝트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 관련된 뉴스를 가장 많이 검색하는 것은 바로 북핵문제였다. 문제는 국내에서 영어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들은 대게 보수/우익의 논조로 가득한 언론사들이고 외국인들이 구할 수 있는 자료는 거의 이것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한국의 여론 자체에 대해서 편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갖고 있고, 이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그 카운터파트들도 열심히 '이짓'을 해야할 필요를 갖고 있다. 물론 자원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게임의 승률은 그다지 높지 않겠지만.

1박 2일에 18만원인 것도 문제가 되나보다. 사실 고소득층이고 이명박을 뽑은 사람들이 자녀를 저 캠프에 보낼 확률은 0이다. 솔직히 말해 저 돈이 비싼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비용만으로도... 사실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수익이 날 리 만무한 금액이다.

모든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까? 영어를 한자도 못하는 사람부터 엄청 잘하는 사람까지 모여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정말로 좋은 걸까? 나름대로 '교육'에서 몇 년간 있으면서 사실 함께 모여서 하는 것과 분리해서 하는 것을 구분할 필요는 있다는 판단을 했고, 저 경우에는 분리해서 하는 것이 편하다.
아직 첫걸음마 단계이고 잘 되면 저소득층부터 고소득층까지, 영어초급부터 고급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제대로된 영어 캠프'를 할 수 있으면 그만이지....

그 자체의 것과 그것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잘 구분하지 못하면 아무런 일도 못하게 된다.
그동안 '영어'라는 빈 기표만을 갖고, 컨텐츠를 채울 수도 없는 아이들을 대량으로 양산하면서 사기를 쳐먹은 다양한 영어 캠프를 생각해 볼 때, 오마이뉴스는 적어도 그것보다는 훨씬 내실있는 운용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 또한 가격도 합리적이긴 하다.
초반부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계급적이라도 판단하기 전에, 우선 이것이 시행초기라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한다.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 만병통치약을 내놔라하는 주변적 '비판인'은 굉장히 안락할지 모르지만, 사실 그 사람은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가망이 높다.


영어 캠프는 나쁜가?
난 적어도 다양한 학습 통로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캠프는 그중 굉장히 압축적으로 학습을 하는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루트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막연하게 바라던 반신자유주의적 파트너로서의 오마이뉴스가
단순히 '영어 캠프'를 한다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어쩌면 학습을 굉장히 단선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있다.

적의 무기로 싸우라는 낡은 말은 않겠다.
'이념'에 묻혀 사람의 학습 가능한 공간을 없애 버리면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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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democracy.
분류없음 | 2007/10/09 14:53

저녁에 집에 들어와 Tv 채널을 잠깐 돌리던 중,

EBS에서 굉장히 재밌는 다큐가 하길래 필기하면서 봤습니다 ㅡ.ㅡ

why democracy?라는 주제로 시리즈인 것 같은데

6번째 편인데요... 중국 우한시의 반장 선거의 '참여 관찰지'적 다큐입니다.

굉장히 잘 만든 다큐에요...

구하실 수 있음 구하여 보시고...  밑은 제가 노트한 걸 옮긴 겁니다;;;


왜 민주주의? 2007년 10월 8일 EBS 다큐

중국 우한시의 에버그린초등학교 3학년 교실.
이 학교에서는 처음으로 반장을 '민주적'으로 뽑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학년 초에 담임 선생님이 일률적으로 반장을 뽑는 형식.
이번 반장 선거를 위해 학기말 학생들의 추천으로 총 3명의 후보를 뽑았다.
지난 2년간 반장을 한 얄쌍하게 생기고 공부 잘하는 루오레이(남)
퉁퉁하고 욕심 많고 장난을 많이 치는 쳉쳉(남)
그리고 공부를 잘하고 여자 아이들과 친한 수샤오페(여).

반장 선거는 후보들의 장기 자랑 -> 1:1의 토론 -> 총 연설.
이게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2-3일의 날짜를 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근 2주간에 걸쳐서 선거를 하게 된다.

루오레이.
우한시의 경찰청장 아들래미다.
집도 번듯하고 부모가 '아들만' 쳐다보고 있다.
후보가 됐다고 하자 부모님은 '우리가 도와줄까?'라고 하자
냉소적인 표정으로 그렇게 할 필요 없다,
애들이 좋아하면 찍어주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다라 얘기한다.

쳉쳉.
엄마는 지역방송국 PD이고 아버지는 엔지니어이다.
우한시의 중산층 정도?
집에 가면 퉁퉁한 몸매를 드러내며 빤스만 입고 뒹군다.
욕심은 엄청 많아 반장이 꼭 되겠다는 결심을 한다.
표정이며 말하는 투가 완전 '한국 정치인' 같다.
왜 반장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반장이 되면 애들한테 막 명령을 할 수 있어서라고 얘기한다.
애들이랑 걸걸하게 놀고 우둔한데 눈치는 완전 대단하다.

수샤오페.
유일한 여자 후보. 이혼한 엄마와 혼자 하고 있다.
셋 중에는 가정형편이 가장 좋지 않다.
공부 잘하고 여자아이들의 '정의'를 위해서 때로는 남자 아이들과 잘 싸우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오지랖 넓은 행동 하면서도 자주 운다.


선거 과정에서 부모는 늘 함께 한다.
아이들이 연설을 할 때에도, 토론을 할 때에도, 장기 자랑을 할 때에도 부모가 교실 옆에서

지켜본다.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선거 활동'도 시작된다.
쳉쳉은 쳉쳉답게 애들을 매수하고 다닌다.
똘마니처럼 생긴 남자 아이 둘을 매수하여 수샤오페가 장기자랑을 하면
"바보", "못한다~" 이런 야유를 보내라고 했다.
반장이 되고 싶어 죽겠는 쳉쳉 때문에 선거가 후끈 달아 오른다.
냉소적인 척 했던 루오레이도 반장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첫번째. 장기자랑.
수샤오페는 플룻을 불기로 했고, 쳉쳉과 루오레이는 노래를 하기로 했다.
수샤오페는 밤새 플룻 연습도 하고 연설도 연습했는데
하기도 전에 쳉쳉의 똘마니들이 '바보'와 같은 야유를 하자
덩달아 교실에 있던 모든 남자애들이 같이 야유를 보내면서 깔깔 대며 웃는다.
급기야 수샤오페는 제대로 플룻도 못 불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 순간 이 난동을 주도했던 그 쳉쳉이라는 작자가 나서서
수샤오페의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아... 힘내... 미안해 이러면서
그 똘마니들에게 가더니 화가난 표정으로 너희들 왜 그러냐면서 나무라고 사과를 하게 한다.
이 장면만 보면 쳉쳉은 완전 멋진 '싸나이'이지만 실제로는 지가 다 짠 판이다.
이 순간 교실의 모든 아이들은 덩달아 대성통곡을 하고
(왜 초등학교 저학년은 누가 울면 다 같이 울까? ㅎ)
쳉쳉의 똘마니들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수샤오페의 엄마는
자기가 힘도 없고, 돈도 없어서 아이에게 든든하게 지원해주지 못한다며 같이 운다.

그리고 그냥 장기자랑들.

장기자랑 때문에 선거가 후끈 달아 올랐다.
루오레이는 쳉쳉의 인기가 부담스러웠고, 부모님과 적극적으로 얘기하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우한의 자랑인 최첨단 모노레일을 경찰청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반 친구들을 초대하자고 제안한다.
루오레이는 '그런 거 안되는 거 아니냐'며 살짝 반항을 하지만
아버지는 반장에 위기를 느끼는 루오레이를 슬쩍 건드리며
'선거가 아니라 반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주는 선물'이라고 한다.

그 후.
반 아이들은 완전 신났다.
모노레일을 타고 다들 얼굴에 활짝 꽃이 피었다.
반면 쳉쳉은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주딩이'를 댓발 내밀고 있다.
자기 똘마니 중의 하나가 루오레이에게 넘어 갔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곧 있을 1:1 토론.
수샤오페:쳉쳉, 쳉쳉:루오레이, 루오레이:수샤오페 등으로 3번에 걸쳐 진행된다.
1;1 토론에 앞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전략으로 맞설지 얘기한다.
우선 자식들에게 상대방들이 지난 기간 동안에 무슨 잘못을 했는지를 잡아 오라고 시킨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상대 후보가 지금까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수집하느냐 정신이 없다.

우선 수샤오페:쳉쳉.
수샤오페가 쳉쳉이 지각을 많이 한다고 공격하자 쳉쳉은 다 알았다는 듯 더 없냐고 묻는다.
내가 다 재수가 없을 정도다.
수샤오페가 없다고 하자 쳉쳉은 수샤오페가 장기자랑날 운 것을 지적하며
반을 운영할 아이가 눈물이 많아서야 되겠냐머 거칠게 몰아 붙인다.
수샤오페는 눈물을 꽉 물고 자기가 어렸을 때에는 많이 울었지만
지금은 완전 바뀌었다고 앙 다물며 얘기한다.
그러자 쳉쳉은 말도 안되게도 수샤오페가 밥을 늦게 먹는다고 지적한다.
수샤오페가 그건 그냥 습관인데 그게 무슨 문제냐고 하자
밥을 빨리 먹고 아이들을 통솔해야지 밥을 늦게 먹으면 반을 어떻게 운영하냐고 비난한다.
둘이 오가는 눈빛이 완전 뜨겁다.
수샤오페가 잘못으로 인정하는 기세를 보이자,
쳉쳉은 수샤오페가 성격이 까다로워 반장감이 아니라 몰아부치고
수업시간에 종종 뒤에서 떠드는 모습도 봤다며 비난한다.
수샤오페는 더이상 반론의 기운이 없다.
그 순간 골이 잔뜩 난 여자 아이 하나가 손을 번쩍 들더니,
"너가 수샤오페가 떠드는 걸 봤다면, 너도 수업에 집중하지 않은 거야!" 라면서 버럭 화를 낸

다.
이에 힘을 얻어 수샤오페는... 고작 "넌 말이 너무 많아"를 뱉어버렸지만
그 순간 쳉쳉은 씨익 웃었고,
논쟁은 쳉쳉의 완승으로 끝났다.
화가 난 아이들은 쳉쳉에게 와서 침 뱉듯 말을 뱉는다.
"넌 반장 자격이 없어! 널 뽑지 않을 거야!!"

루오레이와 수샤오페의 토론은 다큐에서 나오지 않았고...
결정적인 루오레이와 쳉쳉과의 토론이 이어진다.
쳉쳉은 이전에 루오레이가 아이들도 때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토론을 앞둔 저녁.
쳉쳉의 부모는 아들에게 중요한 한 줄 멘트를 전해준다.
아이들을 떄리는 건 독재자고, 반장은 통제자가 되어야 한다. 루오레이를 독재자로 밀고,
너는 독재자가 아니라 반을 통제하는 민주적인 통제자라고 어필하라고 가르친다.
반면 루오레이 부모는 쳉쳉의 '정치적'인 승질을 건들라고 한다.
쳉쳉은 루오레이에게 계속 투표할 때 자신은 루오레이를 찍겠다면서 '착한 척'을 했다.
부모는 이 부분을 잡고서, 쳉쳉이 투표할 때 누구를 찍을 거냐고 물어 보라고 했다.
쳉쳉이 지난 번처럼 루오레이를 찍겠다고 하면 '자신도 자기를 못찍는데 반장깜이냐'고
공격하라 일렀고, 쳉쳉이 자신을 찍겠다고 하면,
넌 거짓말을 해서 자격이 없다고 공격하라고 했다.
거짓말쟁이 VS 독재자의 각으로 토론은 진행됐다.

이후 최종 연설.
쳉쳉은 "민주적인 반장이 되겠다"라고 했고
수샤오페는 "저를 뽑으면 학교 생활이 행복해질 겁니다"라 했고
루오레이는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반을 통솔하겠습니다"라 했다.
이후 루오레이는 전날 아버지가 중추절이 얼마 안남았으니
아이들에게 명절 잘 보내라는 선물로 분홍색 예쁜 카드를 반에 쫙 뿌리라고 했다.
'공정함'을 강조했던 루오레이는 부모님의 정치에 완전 동조해서 누구보다도 부정선거를 한

다.
신기한 건 담임이 하나도 안말린다 ㅡ.ㅡ....


쳉쳉은 8표
수샤오페는 6표
루오레이는 25표를 얻어 루오레이가 반장에 당선됐다.
쳉쳉은 화장실에서 대성통곡을 했고, 수샤오페는 교실에서 엄마와 함께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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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친 시선 | 2007/08/13 17:20
세브란스 병원의 파업은 아주 간헐적으로 관찰한 후의 느낌들에 대한 짧은 메모.

몇 달 전 진료 예약을 하러 병원에 갔을 때, 붙은 노조의 자보들...
일이 너무 고되다, 비정규직을 철폐하라, 임금 상승 시켜라.
우선 동감.
간호사로 일하는 친구 보면, 선배 간호사들이 모두 유산을 경험했을 정도로 '빡세'지만
생각보다 박봉인 직업.
게다가 비정규직의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니... 노조의 요구안에 동감.

노조의 자보에...
의사 vs 그외 의료직원 및 행정직원들의 처우 관련해서...
젊디 젊은 레지던트가 함부러 대하고 의사들의 권위주의 문제.
진료 수익으로 2천만원도 못버는 의사가 연봉은 1억이 넘는다..
행정직 및 간호사들은 직급이 최고로 올라도 의사 연봉에 비하면 새발의 피.
우선 읽은 바로는 심히 공감.

파업 진행.
병원에서 내몰린 노조는 학교로 와서 시위.
꾕가리 소리에 집중을 할 수 없었지만, 어느 정도 시위에 공감하기 때문에 참음.

'경영학'을 전공한 선배와의 토론 중, 노조의 요구 사항을 알게 됨.
병원에서 원래 10%대의 임금인상안 제출, 노조 거부.
비정규직 철폐와 교수 임용권 및 여러 복지혜택 달라고 함.
경영진 '괘씸죄'로 노조와 극단으로 가기 시작.
교수 임용권에는 고개가 갸우뚱. 토론 진행.

교수 대 일반 직원의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
연봉 값 못하는 교수들에 비해 직원들 임금이 너무 짜다.
선배의 반론.
기초의학이나 예방의학, 진단 의학 등 '돈벌이'가 직접적으로 되지는 않지만
대학병원이라는 병원이자 연구기관으로서 꼭 갖고 있어야할 분야들.
그걸 무시하고서 모두 환자로 얼마 벌었느냐를 따질 순 없음.
완전 공감. 미드 '하우스'만 보더라도 하우스 박사팀이 돈 벌이는 얼마 못하지만
(그래서 다른 부서에서 압박을 받고 있지만, 원장의 보호아래)
연구기관으로서 때문에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엄청난 기능을 하고 있음.
대학 병원이 가장 큰 성형외과와 감기 환자 병원으로 기능해서 돈 많이 벌고
임금 많이 주면 되는 병원은 아님.

교수 임용권을 노조에게 주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도 판단 및 수긍 불가.

비정규직 철폐라는 아름다운 논리 뒤에는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서 '얼만큼의 밥벌이'라는 가장 신자유주의적 논리를 내세움.
결국 자기들이 얻고자 하는 걸 얻기 위해 어떤 것이라도 동원하는 누더기 논리?

결과.
노조, 무노동 무임금 받아들여 파업 기간 동안의 임금을 못 받음.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의 없이 지나간 것 같음.
3% 정도 인가 하는 임금 인상 및 가족 수당.
그리고 콘도 이용권 확보...
창피한 파업.
그리고 여지껏 학내 어느 곳에서도 파업 중 일어난 '소음'에 대해서 사과하는 자보,
번거롭게 해주고 참아주어 고맙다는 자보 하나 없음.

비정규직을 가장 내세웠지만 얻은 건 콘도 회원권.
그리고 그 차별을 내세운 논리는 가장 신자유주의적.
그래서 참으로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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